전복이한테 젤리캣이 생긴 건 시누이 덕분이었어요. 출산 선물로 받은 젤리캣 인형을
전복이가 어느 순간부터 유독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그냥 예쁜 인형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6개월을 넘어서면서 잘 때 꼭 끌어안고, 없으면 칭얼거리고, 진짜 '이게 애착템이구나' 싶은 순간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문제가 생겼어요. 세탁을 해야 하는데 말리는 동안 전복이가 너무 찾는 거예요.
잠투정이 평소의 두 배는 됐던 것 같아요. 그때 절실히 깨달았죠,
애착템은 반드시 두 개여야 한다고.
그래서 비슷하게 안기 좋고 들고 다니기 편한 걸 찾아보다가
눈에 들어온 게 메리메이어 태기스 애착블랭킷 플로라 아기사슴이었어요.

포장된 상태로 받았는데, 스티커에 적힌 가격이 37,800원이었어요. 3만원대 후반이면
아기 용품 치고 아주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바로 결제했어요.
제품 이름에 '태기스'가 들어간 게 포인트인데, 태기스(Taggies)는 가장자리에 다양한 질감의 리본
태그를 촘촘하게 달아서 아기가 손으로 만지며 탐색할 수 있게 만든 구조예요.
사실 아기들이 리본 끄트머리를 손가락으로 잡고 비비는 걸 유독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생후 4~6개월은 손의 촉각이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거든요. 이 시기 아기들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손으로 만지는 탐색을 통해 세상을 배워나가고, 다양한 질감을 경험하는 게 소근육 발달과 감각 통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태기스처럼 리본의 재질이 제각각인 제품이
이 시기 아기한테 잘 맞는 거예요. 전복이도 딱 그 시기였고,
뭐든 손에 잡히면 쥐고 비비고 입으로 가져가는 게 일상이었거든요.

실물을 꺼내보니 사슴 인형 머리에 작은 블랭킷이 연결된 구조였어요. 사슴 표정이 눈을 살며시 감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모습인데, 이게 의도한 디자인이래요. 잠들 때 아기 곁에 두면 함께 자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만든 거라고요. 코와 얼굴 부분은 벨보아 재질인데 손으로 만져보니 정말 부드러워서
볼에 닿아도 전혀 까슬거림이 없어요. 귀 양옆에 초록 도트 리본 태그가 달려 있고, 블랭킷 가장자리 전체에
색깔도 모양도 제각각인 리본들이 촘촘하게 달려 있어요. 체크, 새틴, 도트, 줄무늬 등 질감이 다 달라서
아기 손이 어디를 잡아도 매번 다른 느낌이 나는 구조예요.

블랭킷을 펼쳐보면 구성이 좀 더 눈에 잘 들어와요. 앞면은 아이보리 바탕에 잎사귀, 달팽이, 작은 풀꽃 같은
자연 패턴이 그려져 있고, 뒷면은 색깔이 다른 원단으로 나뉘어 있어요. 사슴 인형을 중심으로 위쪽은 연두색,
아래쪽은 라벤더 계열 퍼 원단인데, 이 두 가지 원단의 촉감이 또 달라서 아기 입장에서는
탐색할 거리가 많은 셈이에요. 크기는 이불 대용으로 쓰기엔 작아요. 실제로 덮어주는 용도보다는
아기가 손에 쥐고 껴안는 용도에 훨씬 가까운 사이즈예요. 외출할 때 기저귀 가방에 쏙 들어가고,
유모차에 올려두기에도 딱 좋은 크기예요

뒷면은 라벤더 새틴 원단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요. 광택이 도는 미끌미끌한 원단인데,
아기들이 이런 새틴 감촉을 특히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시원하고 부드럽게 손에 감기는 느낌이라서요. 앞면 패브릭이랑 촉감 차이가 꽤 나서,
전복이가 뒤집어가며 양면을 번갈아 탐색하더라고요. 이렇게 한 제품 안에서도 다양한 감촉을 경험할 수 있는 게
태기스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전복이한테 줬을 때 반응은 꽤 빠른 편이었어요. 처음엔 낯선지 물끄러미 보더니
리본 쪽으로 손이 가더라고요.한참 쥐었다 폈다 반복하면서 이 리본 저 리본 다 만져보고,
결국 입으로 쭉 가져갔어요. 아기가 입으로 가져간다는 게 관심의 표시잖아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제대로 탐색하는 거니까요. 자기 전에 손에 쥐어줬더니
그날은 유독 잠투정이 적었고요.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 없을 때와 있을 때 차이가 체감이 되니까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챙겨주게 됐어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처음에 줄 때 블랭킷에 엄마 냄새를 조금 묻혀서 주면
낯선 물건에 대한 경계심이 줄어들어요. 아기는 후각이 매우 발달해 있어서
엄마 냄새가 나는 물건에 훨씬 빨리 안정감을 느끼거든요. 저도 한번 해봤는데 확실히 처음 줬을 때보다
금방 친해지는 것 같았어요. 외출할 때도 이제 꼭 챙기게 됐는데,
낯선 환경에서 낯가림이 심해질 때 손에 익숙한 물건을 하나 쥐어주면
확실히 덜 긴장하는 것 같더라고요.
단점도 솔직하게 말하자면, 리본이 많다 보니 침도 잘 묻고 먼지도 잘 껴요.
빨래를 자주 해줘야 하는데 망 세탁을 해야 리본이 상하지 않으니
매번 신경 써야 하는 게 번거로운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아기가 너무 강하게 애착을 형성하면
없을 때 잠을 못 자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제가 젤리캣으로 이미 그 상황을 겪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처음부터 두 개를 염두에 두고 번갈아 쓸 계획이에요.
같은 제품 두 개를 준비해두는 게 번거로워 보여도 결국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더라고요.
애착블랭킷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지금 손으로 잡고 탐색하고 수면 루틴을 만들어가는
4~8개월 시기에 시작하기 딱 좋은 아이템이에요. 모든 아기한테 맞는 건 아닐 수 있지만,
다양한 질감에 잘 반응하는 아기라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제품이에요.
세탁이 번거롭고 이불 대용은 안 된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히 있지만,
그 단점을 알면서도 계속 챙겨 들고 다니게 되는 걸 보면 저한테는 잘 맞는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젤리캣의 든든한 서브 자리를 잘 해주고 있는 고마운 템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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