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를 낳고 나서 요리에 쏟을 시간이 확 줄었어요. 밥은 먹어야 하니까 대충 차리는 날이 많아졌는데, 어느 날 문득 샐러드 한 그릇이라도 예쁘게 차려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발견한 게 바로 이 레오나르디 화이트 발사믹이에요. 코스트코나 수입 마트에서 가끔 보이는 브랜드인데, 실물로 보니까 병 모양부터 너무 예뻐서 일단 눈에 담았다가 결국 장바구니에 담고 말았어요. 육아 중에도 이런 소소한 행복이 필요하잖아요. 😊
레오나르디(Leonardi)는 1871년에 설립된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의 발사믹 식초 전문 브랜드예요.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곳으로, 발사믹 본고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이번에 구매한 건 오로 노빌레(Oro Nobile) 라인의 화이트 발사믹 콘디먼트로, 용량은 500ml예요. 가격대는 수입 식재료 답게 좀 있는 편이지만, 이 병 하나면 꽤 오래 쓸 수 있어서 가성비가 나쁘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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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스 씰이 된 뚜껑(좌)과 성분 표기 후면(우)
실제로 병을 받아보면 마치 고급 와인 한 병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에요. 뚜껑에는 빨간 왁스 씰이 되어 있고, 병목에는 레오나르디 브랜드의 역사가 담긴 카드 태그가 달려 있어요. 그냥 주방에 올려두기만 해도 분위기가 달라질 것 같은 비주얼이랄까요. 제품명인 'Oro Nobile'는 이탈리아어로 '고귀한 금'이라는 뜻이라는데, 황금빛 빛깔을 보면 정말 이름값 하는 것 같아요.
원재료는 화이트 와인 식초와 농축 화이트 포도즙, 두 가지예요. 성분 표기에 아황산염(sulfites) 함유가 표시되어 있으니 아황산염에 민감하신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우리 아이는 아직 이유식 단계라 같이 먹이지는 않았고, 온전히 저 혼자 즐기는 어른의 식재료예요. 후면 라벨에 여러 나라 언어로 성분이 적혀 있고, 한국어 수입 라벨도 붙어 있어서 확인하기도 편해요. 유통기한은 2028년 10월까지라 여유 있게 쓸 수 있어요.

처음 뚜껑을 열었을 때 향이 정말 좋았어요. 일반 식초처럼 코를 찌르는 느낌이 전혀 없고, 달콤하고 포도향이 나는 은은한 향이에요. 색깔도 검은 발사믹과 달리 호박색이라 투명하고 예쁘고요. 가장 먼저 해본 건 단순하게 올리브오일이랑 섞어서 빵에 찍어 먹는 거였는데, 처음에 한 모금 먹고 "아, 이거다" 싶었어요. 새콤달콤하면서도 과일향이 나는 드레싱이 바게트 빵이랑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
샐러드에 드레싱으로 활용했을 때 가장 만족도가 높았어요. 검은 발사믹 식초를 쓰면 채소가 온통 갈색으로 물들어서 플레이팅이 아쉬웠는데, 화이트 발사믹은 색이 거의 배지 않으니까 채소 본연의 색을 살려주거든요. 방울토마토, 루꼴라, 버펄로 모차렐라 올린 카프레제에 뿌렸더니 카페 샐러드 부럽지 않은 비주얼이 나왔어요. 아이 재워두고 남편이랑 둘이 먹은 저녁인데, 오랜만에 "잘 먹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육아 중에 이런 소소한 요리 성공 경험이 생각보다 기분을 많이 올려준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냉파스타에도 써봤는데 이것도 정말 추천해요.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마늘, 화이트 발사믹 조금만 넣었는데 맛이 확 달라지더라고요. 시중에 파는 파스타 소스 없이도 산뜻하고 고급스러운 맛이 나서 신기했어요. 육아 중에는 복잡한 조리 과정이 사실 부담스럽잖아요. 이렇게 간단하게 활용 가능한 재료 하나가 있으면 식탁이 달라지는 느낌이에요.
굳이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처음엔 어느 정도 넣어야 적당한지 가늠이 안 됐어요. 특유의 단맛이 있다 보니 처음에 너무 많이 넣으면 전체 요리가 달아질 수 있거든요. 한두 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감을 잡았는데, 드레싱용으로는 올리브오일의 3분의 1 정도 넣는 게 저는 제일 맛있더라고요. 또 병이 와인 병처럼 통통하게 생겨서 냉장고에 보관하기엔 좀 큰 편이에요. 레이블에도 실온 보관이라고 나와 있어서 주방 한쪽에 자리를 마련해줬는데, 주방 인테리어 소품 역할도 톡톡히 해주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구매예요. 육아를 하다 보면 저를 위해 뭔가를 사는 게 괜한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근데 이런 식재료 하나가 매일 밥상의 질을 올려주고, 요리하는 재미를 되찾게 해준다면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샐러드, 파스타, 빵 디핑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색을 해치지 않아서 플레이팅이 예쁘게 나오는 게 최고의 장점이에요. 요리에 작은 변화를 주고 싶으신 분들, 선물용으로도 찾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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